신사동_ 배드파머스
‘웰빙, 웰빙’ 부르짖어도 건강식이라 하면 왠지 맛은 체념해야 할 듯한 기분이 든다. 짠맛, 단맛, 매운맛을 덜어내고 기름기 없이 조리한
채식 위주의 식단이란 먹기에도 심심하거니와, 배는 어찌나 빨리 꺼지는지 한 그릇에 만 원 넘게 내기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 그러나
술집과 카페로 북적거리는 가로수길에서 좀 더 한적한 안쪽 주택가로 들어오면 찾을 수 있는 빨간 집, ‘배드파머스(BadFarmers)’에서는
찹 샐러드 한 볼(bowl)로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배드파머스’는 한 때 패스트푸드에 빠져 살던 젊은이들이 ‘상대적 건강’을 외치며 만든 로 푸드 전문점으로, 각종 가공식품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적어도 하루에 한 끼는 ‘자연 그대로의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착한 사람, 나쁜 사람 모두가 함께 즐겨야
식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나쁜 농부들’이라는 브랜드 네임이 탄생했고, 이에 CNP 푸드 대표와 회사 디자인팀이 브레인
스토밍을 거쳐 초록 바탕에 수염이 수북한 험상궂은 이미지의 농부 로고를 완성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격식이나 인조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자연과 가까운 컬러와 소품을 활용해 피크닉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곳곳에
‘생명연장’, ‘투턱주의’, ‘견과를 안먹은 결과’ 등 건강한 식사와 체중 관리를 겨냥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는데, 이 재치는 착즙 주스 보틀
패키징에서 특히나 빛을 발한다. CNP 푸드 디자인팀이 직접 개발 및 제작한 타입페이스로 씌여진 ‘미안하다 내 몸아’, ‘살들아 잘 있거
라’ 등 미소를 자아내는 유머러스한 제품명은 ‘배드파머스’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재료와 효능을 적절히 반영하되 소비자에게 말을
거는 듯한 네이밍으로 감성을 자극하고, 한편으로는 SNS 상에 위트 있는 아이템 공유하기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심리를 겨냥했다고.
덕분에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봤다.
'배드파머스'의 시그니처 메뉴 '아보콥 샐러드'
퀴노아, 귀리 등 슈퍼푸드를 넣은 샐러드 볼을 서빙하는 ‘배드파머스’의 시그니처 메뉴는 ‘아보콥 샐러드’다. 신선한 연어와 아보카도,
닭 가슴살, 삶은 달걀, 블랙 올리브 및 채소류로 그릇을 한 가득 채워 맛과 영양소, 포만감을 동시에 잡았다. 이름만 들으면 그 정체가
심히 의심스러운 ‘참깨된장드레싱’은 고소하고 짭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착즙 주스의 경우 설탕이나 첨가물 없이 자연적인 재료
만으로도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몸에 좋으라고 맛을 포기하란 법 없으니 이 어찌 희소식 아니겠는가.
배드파머스
주소_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4길 31
영업 시간_ 오전 11시~오후 9시
휴무_ 없음
TEL_ 02-515-8400